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크리스마스에 산타를 태우다

탐욕스런 자본가에 의해 만들어진 산타라는 족속 때문에,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을 받을 수 없는 계급에 속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계급에 속하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슬퍼할 것인가.

착한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든 아이들은 착하다. 착하지 않은 아이란 애초부터 없다. 누구를 위한 '착한 아이'인가. 선물 따위 알량한 미끼로 순수한 아이들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고 노예화하는 산타는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착한 아이여, 총을 들어라. 그리고 너의 방 창문을 두드리는 산타를 쏴라.

 

- 아수라장 정태룡의 프리토크 中 -

 

 크리스마스 이브고 하니 크리스마스 특집 포스트입니다. 2005년의 크리스마스. 솔로로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였지요. 일요일이 겹쳐버린 크리스마스는 일정이 없던 저에게 그냥 주말과 다를 것 없는 휴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된거 그냥 잠이나 푹 자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침부터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지금 빨리 홈플러스로 나와!"

 

 제가 국문과 출신은 아니지만 한때 국어과목의 학원강사까지 바라보던 몸이었기에 저 짧은 친구의 한마디는 전화세를 줄이기 위해 굉장히 함축되어있지만 상당히 많은 전제가 내포되어 있으며 문맥과 상황에 따른 관련성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표층적인 발화만으로는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고 상황을 고려하여 봤을 때 저 전화의 의미는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도 없이 방구석에서 궁상떨지 말고 빨랑 나와. 우리가 놀아줄께."

 

 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청자는 그런 의미를 쉽사리 추론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남자 9명이 모여서 뭘하자는 걸까. …라고 해도 어차피 할 것도 없어서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넵, 9명. 그 당시 저희 모임 멤버들은 전부 솔로였습니다. 친구들과 합류하여 뭘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니 다같이 공터에서 양푼에 비빔밥을 비벼먹는답니다. 아니, 크리스마스에 비빔밥이라니.

 

마치 크리스마스에 족발을 먹는 듯한 부조화

 "야이 쌉새들아. 비빔밥 먹자고 날 부른거냐?"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발상에 투덜거리고 있으니 친구 한명이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걱정마. 산타도 태울거야."

 

 산타를 태운다! 전국 수백만의 솔로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 처절함만 집어 넣고 있는 메리 크리스마스의 원흉인 산타클로스. 그렇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놀기 위함이 나니라 그를 처치하기 위해 모인 것이었습니다. 이 하나의 목적이 생기자 비참한 솔로들의 모임이 아닌 마왕을 무찌르는 용사의 파티가 되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양푼을 사고 나물을 사고 참기름을 사고 고추장을 사고 이제 마지막으로 산타 인형을 사려고 하는데… 산타 인형이 조홀라 비싸네요.

 

양말에 매달린 산타

 역시 이 자본주의의 개. 그래서 여자친구도 없는데 돈까지 없던 우리는 결국 현실과 타협하여 산타가 붙어있는 크리스마스 전용 벽걸이 양말을 샀습니다(…).

 

 마땅한 공터를 발견하지 못하여 학교 운동장으로 위치를 변경하였지만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도 1리터 정도 샀으니 모든 준비는 갖추어졌습니다. 하지만 선조들께서 말씀하시기를 금강산도 식후경이랬지요. 그래서 일단 양푼에 밥을 비벼 먹었습니다.

 

*실물은 사진보다 클 수 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하얀 눈이 내린 운동장에서 먹느라 경장적으로 추웠지만 위생장갑 하나 끼고 다같이 둘러 앉아 손으로 먹는 맛은 꽤나 각별했습니다. 김장 담그는 느낌도 나고~_~

 

초라한 산타의 최후

 그리고 남은 양푼은 산타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가난한 저희들로서는 특별 화형 무대 따위를 만들어 줄 능력이 없었으니까요. 제 17번 양푼에 산타 1기 반응 확인. 지옥의 화염!

 

 ♣블랙크리스마스

 

 - 마사루作(멋지다 마사루 중 발췌)

 

 푹! 푹!

 으아악...

 

 마을은 순간

 피로 물들고...

 

 결국 산타는 그렇게 재가 되었습니다. 이걸로 마왕 산타는 죽어버렸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되도 전혀 슬프고 외롭지 않아! …는 훼이크고 산타를 태워봤자 외롭지 않다거나 슬프지 않을리가 없었지요. 그저 상징적인 행위일 뿐이니까요. 실제로 비빔밥도 맛있게 먹고 산타도 즐겁게 태웠지만 태우고 바로 슬픔을 감싸기 위해 술먹으러 갔습니다(…). 뭐, 저 이후로는 커플이 되버려 크리스마스에 친구들끼리 모여 산타를 태우는 저런 이벤트는 발생하지 않게 되버렸네요. 그렇다고 그 이후로 산타를 안태운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괜히 애꿎은 산타 태우지 말고 커플이고 솔로고 가릴 것 없이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내 아이가 산타가 있냐고 물어보면

 "옛날엔 있었는데, 아빠가 젊었을 때 잡아 없앴어."

 라고 말해야지.

2008년 12월 19일 금요일

[MD]해적판 록맨X3의 공포

 닌텐도 진영의 간판 액션 게임 중 하나였던 캡콤사의 록맨 시리즈. 패미컴 때부터 큰 인기를 얻어온 록맨시리즈는 슈퍼패미컴(이하 SFC)으로 넘어오면서 X시리즈로 파워업 했고 세가팬들에게는 큰 부러움의 대상이었지요. 세가로 나온 록맨은 패미컴 록맨 시리즈 중 초기작인 1~3편을 묶어놓은 록맨 메가 월드라는 타이틀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올 클리어시 클리어 특전으로 서유기의 캐릭터를 모티브로한 오리지날 적들이 나온다는 나름의 메리트가 있었습니다만 어차피 이식게임인데다가 그 이식작마저 레트로 게임이었기에 세가 팬들은 속속 발매되는 X시리즈를 바라보며 손만 빨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메가드라이브(이하 MD) 롬파일 목록을 뒤져보다보니 MD용 록맨X3가 떡하이 올라와있더군요. 이정도 대작이 이식되었으면 분명 크게 기사화 되었을텐데 이 기사를 게임잡지쪽에서 본 기억이 없고 인기 순위에서도 본적이 없네요. 그렇다면 MD로 록맨X3 롬파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해적판이겠지요. 어쨌든 해적판이든 아니든 SFC가 원작이고 이건 어디까지나 이식판이기에 얼마나 이식이 잘 되었나 대충 플레이해보았습니다.

 

굉장히 심플한 타이틀화면

 원래 있어야할 오프닝 화면 없이 갑작스레 타이틀 화면이 뜹니다. 타이틀 화면 자체는 SFC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보이지만 옵션 모드가 안보이네요. 애초에 록맨시리즈가 옵션을 건드릴 사항이 그다지 없다지만 왠지 찝찝한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때부터 흘러나오는 퀄리티 낮은 음악이 귀에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게임 스타트를 눌러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고 스테이지 셀렉트로 들어왔습니다(오프닝 스테이지 따위는 당연히(?) 나오지 않습니다). 딱봐도 차이점이 느껴지지요? 원래 스테이지 클리어 후 라스트 스테이지가 출현할 공간까지 감안해서 총 10개의 셀렉트칸이 있어야하는데 그냥 8칸으로 정리되어있습니다. 게다가 1칸은 무려 라스트 스테이지도 처음부터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덕분에 삭제된 벌과 도마뱀(?)에게 묵념. 덤으로 클리어해도 클리어 표시 - 흑백표시 - 따위 생기지 않습니다. 변화가 없네요.

 

 본격적인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호랑이를 골라 스테이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모든 파츠가 개방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겉멋만 들었을 뿐, 파츠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않습니다. 헤드 파츠의 경우 스테이지 시작시 맵을 읽어들이는데 그런건 없고 암 파츠는 4단계까지  차지는 되지만 나가는 것은 2단계 차지샷입니다. 게다가 어째서인지 1단 차지샷은 흑백(…). 그나마 제구실을 하는 것이 다리파츠인데 특이하게도 원판보다 성능이 좋아 공중 대쉬를 무한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야말로 MD판 록맨의 밥줄로 이런 특성과 거지같은 컨트롤이 맞물려 원판과 다른 게임 진행을 보여줍니다.

 

 그래픽은 많이 조잡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했는데 적 캐릭터들의 색상이 수시로 변화하고 각각의 기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 예로 이 스테이지에서 발판 역할을 하는 잠자리는 건드리기만해도 데미지를 주는 완벽한 악역으로 돌아서있고 땅을 갉아먹는 애벌레는 열심히 땅을 갈지만 바닥이 가시밭으로 변화하지 않습니다.

 

 근성으로 플레이해서 보스까지 가면 - 여담이지만 보스전을 상징하는 게이트 역시 없습니다 - 다행히도(?) 보스가 등장합니다. 외형과 색상이 꽤 단순화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잘 재현되어있고 공격 패턴도 나름 비슷하게 행동합니다. 하지만 비슷하게 행동할 뿐으로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많은 공격 패턴과 고유 특성이 삭제되어있습니다.

 

 역시 근성으로 클리어하고나면 승리포즈와 함께 스테이지가 클리어됩니다. 그런데 적의 무기를 습득했다는 표시가 등장하지 않고 바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패스워드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록맨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 전혀 재현되어있지 않네요. 그래서 무기를 습득했나 확인하기 위해 스테이터스 창으로 넘어가려고 PAUSE버튼을 눌렀으나 화면이 살짝 어두워질뿐 푸른 스테이터스 창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게임의 레종데트르는 'MD에도 록맨X 비스끄무리한 물건이 있었다'가 전부로 퀄리티 낮은 그래픽에 거지같은 조작성 등 해적판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면서 외형만 따라했을 뿐 특유의 게임성을 전혀 재현하지 못하고 있고 이것만의 오리지널리티도 없는 해적판 중에서도 B급 해적판인 쿠소게이니 절대 플레이해보지 않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32X]카오틱스(Chaotix)

좌측에서부터 백터, 너클즈, 에스피오, 마이티, 챠미

 슈퍼 32X의 게임중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은 카오틱스입니다. 소닉 시리즈에서 파생됐음에도 기존의 소닉과는 차별화된 게임성과 캐릭터, 그리고 깔끔한 그래픽으로 이 타이틀 나름의 재미를 갖추고 있었으나 평가 이전에 세가 역사에 남을 삽질 머신인 32X 자체가 묻혀 함께 사장된 비운의 게임이지요.

 

 제목과 메인 타이틀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너클즈가 주인공으로 소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원래 소닉을 주인공으로 제작되고 있었으나 링으로 두 캐릭터를 연결한다는 컨셉이 스피드를 추구하는 소닉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주인공이 너클즈로 변경되 32X로 발매 된 케이스지요. 그래서 적은 에그맨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반해 등장캐릭터는 너클즈를 비롯한 이 게임의 최대 수확이자 이후 소닉시리즈에 자주 얼굴을 비추게 되는 카오틱스 팀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총 5명의 캐릭터 중 메인 캐릭터를 선택 후 UFO캐쳐를 통해 파트너를 선별하게 됩니다. 하지만 밑에 캐릭터의 위치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이 선택을 반쯤 운에 맡겨야 하지요. 뭐, 막상 플레이해보면 플레이 감각이 전혀 다른 챠미(벌)을 제외한 각 캐릭터의 능력이 서로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취향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각 스테이지 클리어 후 바꿀 수 있으며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그대로 진행해도 상관 없습니다.

 

스테이지를 하나 클리어할 때 마다 레벨이 올라간다

 스테이지의 진행은 이전 소닉시리즈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총 5개의 스테이지 중 하나를 랜덤하게 선택하여 진행하게 됩니다. 각 스테이지는 총 5level로 한 레벨 클리어 후 다시 캐릭터 선택&스테이지 선택이 주어집니다. 즉, 한 스테이지를 이어서 플레이하는게 아닙니다. 이렇게 랜덤으로 플레이하다가 5level에 도달하면 에그맨과의 보스전이 이루어집니다. 아무래도 기기가 MD에서 업그레이드 되다보니 각 스테이지는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는데 2D배경이 굉장히 세밀하게 그려져있으며 색감이 상당히 좋네요. 각 스테이지간의 특성도 뚜렷하게 잘 묘사되어있고요. 하지만 한 스테이지에 레벨이 5개씩 되는데 반해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구성 자체는 큰 변화가 없고 배경도 약간 변하는게 전부라 점차 지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지지대 반동을 이용한 달리기

 이번 작의 최대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링을 이용한 연계플레이인데 이 링이 마치 고무줄처럼 작용하여 선택된 두명의 캐릭터는 두 캐릭터간의 탄성을 이용한 연계플레이를 중시합니다. 때문에 오로지 점프 버튼만 존재하던 기존의 소닉에 비해 3개의 버튼을 전부 사용하고 있습니다. A버튼은 캐릭터 호출로 파트너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 않을 때 자신의 자리로 부릅니다. 하지만 사용시 링 10개를 소모하기 때문에 그다지 쓰이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버튼은 B버튼인데 이 버튼을 누르면 파트너가 고정되어 이를 활용한 탄성 플레이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 외 파트너에게 붙어서 버튼을 누르면 파트너를 들어올려 원하는 방향으로 집어던질 수 있습니다. C버튼은 이전과 동일한 점프. 키는 간단하지만 움직임이 생각만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약간의 짜증을 동반하네요.

 

 게다가 이 연계 플레이 때문에 기존의 소닉 게임과 비교할 때 스피드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캐릭터의 탄성을 이용한스피드 자체는 스핀대시 이상의 속도를 자랑하며 탄성을 이용해 쭉쭉 나아갈때는 역대 소닉만큼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의 연계성이라는 것 때문에 동작이 상당히 제약을 받게되고 이를 활용해  진행하는 스테이지 구성 때문에 움직임이 자주 끊기게 됩니다. 게다가 스테이지 자체가 왼쪽 →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구조가 아니라 사방팔방 뛰어다녀야하기 때문에 길 찾느라 속도감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느리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하지만 정작 이런 연계 플레이는 보스전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소닉3때 스테이지3에서 테일즈에게 매달려 싸웠던 것 처럼 1회성에 그칩니다. 그 외에는 파트너를 던지며 공략이 가능하나 기본적으로 서브캐릭터는 데미지를 입어봐야 링 하나 잃고 대부분의 보스는 직접 공격도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은 난이도가 더 내려갔을 뿐이지요. 게다가 모든 스테이지 클리어 후 중간 보스로 등장하는 메탈 소닉은 직접적 전투 없이 룰렛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방식이라 메탈소닉과의 사투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한 술 더떠 최종 보스인 에그맨은 그냥 때리면 됩니다. 정작 중요한 전투가 특색도 없이 싱겁게 끝나버리는 것은 아쉽네요.

 

 소닉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페셜 스테이지 역시 카오틱스에 등장합니다. 이전 소닉과 비슷하게 링 50개 이상 획득시 스테이지 클리어 후 등장하는 거대한 링으로 들어가면 7개의 카오스 링(에매랄드가 아닙니다)을 모으는 스페셜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전 작들이 속도감과 퍼즐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작품은 32X의 성능을 보여주기위함인지 전체적으로 3D요소가 강하게 나옵니다. 3D 필드릉 360도로 달리며 지정된 개수의 푸른 공을 얻는 방식인데 그래픽의 한계로 눈이 아프고 판정이 미묘해서 체감 난이도가 높아 재미는 없는 편이네요. 무엇보다 카오스 링 7개를 슈퍼 너클즈가 된다는 식의 특전이 딱히 없고 보너스 스테이지의 배경이 와이어 프레임으로 변한다는 것 정도랄까요. 이후로 얻는 카오스 링은 점수 취급. 엔딩에서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라 엔딩 때 Cooool이라는 메세지 하나로 끝입니다. 배경스토리의 비중은 있지만 카오스 에메랄드와 비교한다면 비중은 제로에 가깝지요.

 

 결국 나쁜 작품은 아니지만 간판 타이틀로서는 모자란 완성도를 지닌 것이 카오틱스입니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부분이 보입니다. 급하게 32X로 노선변경을 한 탓일까요. 설령 MD로 발매되었다고해도 이전 소닉 시리즈만큼의 판매량에는 못미쳤을 듯 싶네요. 애초에 간판 타이틀이면서 주인공이 소닉이 아니란점에서부터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을지 싶습니다. 예전 NGC의 루이지 맨션과 비슷한 케이스랄까요. 아무튼 수작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묻히기는 아쉬운 게임입니다. 소닉 팬 - 특히 카오틱스 팀의 팬이라면 한번 쯤 즐겨볼만한 게임일 것 같습니다. 분명 소닉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2008년 11월 26일 수요일

[SS]진설 사무라이 스피리츠 무사도열전

심플한 타이틀 화면

 캡콤과 함께 2D 대전격투게임의 양대산맥이었던 SNK가 제작한 RPG '진설 사무라이 스피리츠 무사도열전(眞說 サムライスピリッツ 武士道烈傳)'. 1997년 6월 27일에 발매된 작품으로 네오지오CD, 세가새턴, 플레이 스테이션으로 동시발매되었습니다(각 기종에 따른 차이는 다음번에 소개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SNK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사무라이 스피리츠를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주로 다루고 있는 시나리오는 1편을 소재로 한 사천강림의 장(아마쿠사 편)과 2편을 소재로 한 요화통곡의 장(미즈키 편)으로 나뉘어져있지요. 아쉽게도 이 2개의 시나리오는 통합되어있지 않고 각각의 시나리오로 즐기게 되어있어 게임 시작시 선택하게 되있습니다.

 

 애초에 RPG를 만들던 회사가 아닌데다가 격투게임을 원작으로 제작된만큼 타 RPG와는 달리 격투게임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격투게임을 연상케하는 주인공 셀렉트화면

 첫번째로 주인공 셀렉트 시스템. 게임을 시작하면 격투게임의 캐릭터 셀렉트 창을 연상케하는 주인공 선택창이 나옵니다. 위 이미지와 같이 주인공은 우쿄, 나코루루, 하오마루, 겐쥬로, 챰챰, 갈포드 6인으로 선정 기준을 할 수 없는 - 아마 인기도가 아닐까 싶지만 챰챰은 좀 의문 - 이 6명 중 한명을 선택하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다만 멀티 시나리오까지는 아니고 초반 시나리오와 중간의 서브 이벤트에서 조금 차이를 보입니다.

 

 주인공을 선택하면 나머지 동료를 선택하게 되어있는데 동료는 주인공으로 선택되지 못한 나머지 5인과 동료로만 등장하는 샤를롯트, 리무루루, 쿄시로 중 2인을 선택하게 되어있습니다. 단, 요화통곡의 장에서는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질풍의 레온이 동료로 합류하기에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1인으로 제한됩니다. 각 캐릭터간의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속성은 이후 변경이 가능하고 게임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취향껏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겐쥬로는 캐릭터 성격상 사천강림의 장에서는 동료가 없이 혼자 진행하고 요화통곡의 장에서는 레온과 둘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도 그 리스크에 맞는 강력한 능력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타 캐릭터보다 크게 난이도가 높아지지는 않지요.

 

 즉, 직접 셀렉트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총 9명입니다. 원작의 캐릭터 수에 비하면 적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원작의 나머지 캐릭터들(핫토리 한조나 쥬베이 등)은 물론 사천강림의 장과 요화통곡의 장의 기본이 된 1, 2편이 아닌 3편의 캐릭터인 바사라나 가이라 등도 NPC나 적으로 등장하니 캐릭터의 수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기술표를 보고 따라 입력하면 되는 커맨드 입력 시스템

 두번째 특징은 커맨드 입력 시스템입니다. 타 RPG에서의 특기나 마법등에 해당하는 '필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격투게임을 하는 것처럼 직접 필살기 커맨드를 입력해야합니다. 다시 말해 파이널판타지6의 맷슈의 개인커맨드와 같습니다. 문제는 인카운트율이 적지 않은 이 게임에서 매 전투마다 필살기를 입력하고 있기가 꽤나 귀찮다는 것과 원작의 필살기 커맨드를 그대로 가져오기에 강력한 기술은 커맨드가 복잡해 삑사리가 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커맨드 삑사리가 나면 기술이 나가지 않고 통상공격이 나가게 됩니다. 결국 처음에는 커맨드 입력식으로 플레이하다가 조금 하다보면 옵션에서 기술 선택식으로 바꾸게 되버리지요.

 

 세번째 특징은 분노게이지 시스템입니다. 원작의 큰 특징이었던만큼 이 게임에서도 재현되었습니다. 상대에게 타격을 받으면 분노게이지가 차오르게 되는데 게이지가 다 차면 공격력이 상승함과 동시에 무기파괴 오의(초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매 시기 때문인지 파이널 판타지7의 리미트 시스템을 떠올리게 되는건 어쩔 수 없지요(파이널 판타지7의 발매알은 97년 1월, 무사도열전의 발매일은 97년 6월).

 

 이 외 통상공격이 약, 중, 강 3가지로 나뉘어져이고 상점에서 무기를 사지 않고 대장간에서 기존의 무기를 레벨에 따라 단련한다던가 세이브는 원작에서 심판으로 대활약(?)한 쿠로코에게 하는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무라이 스피리츠 고유의 느낌을 살리고자한 색다른 시스템을 지니고 있으나 전체적인 RPG로서의 평가는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RPG에서 가장 큰 재미를 선사하는 시나리오는 그리 뛰어나지 못합니다. 기존 원작팬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지만 사실 상 단일 진행에 진행패턴이 일정하여(그 예로 요화통곡의 장의 경우 동탁을 부수고 생긴 통로로 들어가 동굴을 지나 새 동탁을 부수고 생긴 통로로 들어가 동굴을 지나…의 반복) 지루하게 만듭니다. 때문에 굉장히 짧은 플레이타임임에도 불구하고 기껏 마련된 각 캐릭터별 서브 이벤트를 즐기기위해 재 플레이하기가 꺼려지네요. 또한 필드도 작고 돌아다닐 일도 별로 없습니다.

 

파이널판타지와 유사한 전투화면

 전투는 커맨드 입력 시스템을 빼면 일반적인 RPG와 그리 다를게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전투는 파이널 판타지의 엑티브 배틀 시스템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각 캐릭터의 게이지가 차오르면 자신의 행동차례가 되어 공격하는 식으로 전투가 진행되지요. 분노게이지도 매 전투마다 리셋되기 때문에 결국 보스전이 아니면 두들겨 맞기 전에 전투가 끝나 쓸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무난한 재미의 전투지요. 문제는 전투는 인카운트율이 극악해 자주 전투를 하게 되는데 적의 종류도 적은 편이고(주로 색놀음) 한 지역에 등장하는 적의 패턴이 일정하여(A라는 적 3명, B라는 적 2명이 한세트로 나옴같이 적들도 파티가 정해져있다) 계속 같은 적과 싸우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전투가 지루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픽 역시 문제가 되는데 각 캐릭터의 움직임이 꽤나 세밀하게 표현되어있기에 팬들에게 감동을 주지만 전체적인 그래픽은 그 당시 차세대기였던 기기의 스펙에 어울리지 않는 슈퍼패미콤급의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그래놓고 로딩은 경장적으로 길지요.

 

 이 로딩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맵을 바꿀때마다 로딩이 나옵니다. 그래도 이건 참을만한데 문제는 인카운트시에 등장하는 로딩입니다. 애초에 극악의 인카운트율 때문에 전투를 자주 해야하는데 전투 시작전에 뜨는 斬이라는 붉은 글자의 짧지 않은 로딩은 화면을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만들게 합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저 斬앞에 패드를 던지고 플레이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가끔 기술을 사용하는 중이나 레벨업 시에도 로딩이 나옵니다(…).

 

시로 오노의 일러스트로 다양한 이벤트를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

 이 게임에 대한 세간의 평을 들어보면 괴작이라는 소리가 많지만 괴작까지는 아니고 수작으로 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정도의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사무라이 스피리츠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게임이니 팬들의 입장에서는 수작까지도 평가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되네요. 앞서 말한 단점들도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 보다는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게 아쉽다는 이야기니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즐기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단점들은 애정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무라이 스피리츠를 좋아하거나 RPG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한번쯤 플레이해보기를 추천합니다. 97년도 작품이라는 것과 끔찍한 로딩만 감수하고 플레이한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적인 퀄리티는 네오지오CD가 가장 높긴하지만 이왕이면 플레이 스테이션 버전으로 플레이 할 것을 권장합니다. 나머지는 긴 로딩 때문에 인간성 버립니다. 전 새턴으로 플레이했는데 도대체 2D머신이라 자부하는 새턴이 플스보다도 로딩이 느리게 만든 SNK의 저의가 뭔지 궁금하네요(…).

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NDS]소닉 러쉬(Sonic Rush)

소닉과 블레이즈의 투샷으로 이루어진 패키지

 블로그를 옮겨서 다시 시작할 리뷰의 처음으로 소개할 게임은 바로 닌텐도 DS로는 최초로 발매된 소닉 시리즈인 '소닉 러쉬(Sonic Rush)'입니다. 간만에 2D로 돌아온 소닉은 닌텐도DS의 특징인 2화면을 다이나믹한 점프나 급강하로 상하를 가로지르며 종회무진 스피드한 액션을 보여주며 소닉의 원점을 추구하는 액션과 스피드, 깔끔한 그래픽. 그리고 재미를 선사해 각종 리뷰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요. …다만 높은 리뷰점수에 비해 판매량은 낮았지만ㅠ.ㅠ

 

상당히 매력적인 신 캐릭터 블레이즈

 패키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작에서는 소닉의 파트너로 신 캐릭터인 '블레이즈(풀네임은 '블레이즈 더 캣(Braze The Cat)')'가 등장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소닉과 브레이즈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 할 수 있는데 블레이즈 선택시 소닉과 다른 스토리 진행으로 Act의 순서가 변경됩니다. 블레이즈는 소닉과 미묘하게 다른 성능으로 너클즈와 비슷한 감각 - 소닉보다 느린대신 약간의 활공이 가능 - 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데 예전 소닉3 때와는 달리 두 캐릭터의 진행하는 재미나 공략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새로운 느낌을 받기는 조금 힘듭니다. 결국 한 캐릭터로 두번 클리어하는 느낌이랄까요.

 

 처음에 언급한 것과 같이, 소닉 러쉬는 높은 스피드와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스크린 샷만 보았을 때는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2D배경이 굉장히 세밀하게 그려져있지요. 특히 소닉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는 카지노 배경의 스테이지인 'Carnival Night Zone'의 화려하게 반짝이는 빌딩 등의 배경묘사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은 2D 소닉 게임 중 최고 레벨이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스피드감을 자랑하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끊임 없이 나오는 가속 패널과 스프링 등의 요소를 활용하여 스피드를 잔뜩 만긱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트랩들은 스피드를 제한하는 요소보다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통과하는 트랩들이 많아 더욱 스피디한 진행을 도와주지요. 다만 속도감을 방해할 수 있는 각종 트랩들이 최대한 빠지다보니 스테이지 구성이 조금 단조롭게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트릭과 부스트를 통해 멋지고 상쾌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 소닉 러쉬의 특징

 이 스피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 새로 추가된 시스템인 '텐션 게이지(Tention Gauge)'시스템입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있는데 점프와 '트릭'으로 화려하게 액션을 연결하는 상쾌함과 텐션 게이지를 모아 발동할 수 있는 '부스트'로 적을 튕겨내며 연속적으로 돌진할 수 있는 논스톱 액션으로 자신이 게임의 템포를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게임이 끊기는 일 없이 상쾌하게 진행할 수 있어 게임의 스피드감 향상에 큰 공언을 했지요.

 

 소닉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페셜 스테이지 역시 소닉 러쉬에 등장합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스테이지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특수한 손잡이에 매달린 채로 부스터를 사용하면 텔레포트하여 시리즈 대대로 등장하는 중요 아이템인 7개의 '카오스 에메랄드'를 모으는 스페셜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스페셜 스테이지는 소닉 2 때의 보너스 스테이지를 연상시키는데 반 일인칭 시점에서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 비슷하면서도 터치팬이라는 요소를 활용해 색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카오스 에메랄드를 모아도 이전 시리즈처럼 링 50개 이상시 슈퍼소닉으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특전으로 라스트 보스 클리어 시 엑스트라 존이 추가되어 엑스트라 존에서 슈퍼소닉을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블레이즈의 경우 카오스 에메랄드 대신 '솔 에메랄드'가 등장하는데 소닉과 달리 스페셜 스테이지가 존재하지 않고 보스를 클리어하는 것 만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슈퍼 블레이즈는 등장하지 않지요.

 

보스 전에서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것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보스 전

 DS라는 기기의 성능에 맞게 처음 등장하는 요소로 보스 전은 2D액션의 시스템을 베이스로 3D만이 가능한 연출을 위해 전면적으로 3D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래픽적인 신선함과 충격은 있으나 배틀 자체는 2D 감각으로 조작하는 액션이지요. 3D 스테이지를 횡스크롤로 오가며 에그맨과 대전하는 방식인데 공략법이 다양해서 나름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지나친 반복성과 클리어 후의 상황이 매 스테이지마다 비슷비슷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요.

 

 이번 작품의 음악은 '젯 셋 라디오(Jet Set Radio)'시리즈 등의 곡을 만든 '나가누마 히데키(長沼 英樹)'가 담당하여 기존 시리즈의 자연스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의 느낌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거 나름대로 소닉과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주어 역시 소닉의 사운드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상당히 흥겹달까요.

 

 그 외 DS용 답게 다운로드 통신대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화면분할 2P 대전과 비슷한 느낌으로 위쪽 화면은 자신이 달리고 터치스크린 쪽은 상대방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여 소닉과 브레이즈가 서로 경쟁을 벌이는 모드입니다. 기존의 작품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달렸던 것에 비해 상대방을 방해하는 요소가 들어있긴 하지만 다양한 대결 모드를 지원하지 않고 오로지 달리는 모드 밖에 없는 것은 조금 아쉽네요.

 

테일즈는 직접 플레이가 불가능해 아쉬움을 남긴다

 정말이지 간만에 완성도가 높게 나온 소닉입니다. 닌텐도 DS 액션 게임 중에서도 상당히 호평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들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요. 기존 플레이어블 캐릭터였던 테일즈는 오퍼레이터 역할만 하고, 너클즈도 얼굴만 잠깐 비추는 점이나 각 스테이지가 액트(Act)로 나뉘어져 있으나 애시당초 전체 스테이지 수가 적은편이라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랭크 시스템이 있지만 모든 스테이지를 S랭크로 클리어해도 특별한 특전이 없기에 플레이타임은 크게 늘어나지 않지요. 그렇다고 그 외 볼륨감을 늘릴 즐길 요소들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불만점들은 후속작인 소닉 러쉬 어드벤처에서 상당 수 해결됩니다.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가끔은 퍼스트 건담의 아무로를 보고싶어요

아무로, 갑니DADADA

 요즘은 우주세기쪽이 조금은 주춤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에서 높은 참석율을 보이며 '연방의 하얀악마'라는 명성에 걸맞는 높은 능력치로 언제나 에이스 자리에 앉아있던 아무로.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중 퍼스트 건담, Z건담, 역습의 샤아 3작품에 등장하기 때문에 3가지 버전의 아무로가 존재하지요. 하지만 그가 출연한 슈로대 중 상당수에서는 역습의 샤아 시절의 중년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중년의 아무로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싫은 것은 아니지만 매번 그 모습을 보니 조금 지겨운 감이 없지 않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아무로가 퍼스트 건담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2차 슈퍼로봇대전과 그 리메이크작인 2차 슈로대G와. 그리고 몇 안되는 3D 슈로대인 슈로대 GC와 역시 그 리메이크작 XO 뿐입니다(리얼로봇전선도 퍼스트 시절의 아무로지만 슈로대 시리즈로 분류하기는 좀 무리가 있으니 제외). 그나마 일년전쟁 기체들과 지온의 에이스들이 활약했던 GBA용 첫 슈로대인 슈로대A에서도 아무로는 역습의 샤아 시절의 모습이었지요.


 뉴건담의 등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역습의 샤아 버전을 사용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샤아의 경우 아군으로 들어올 경우 주로 크와트로의 모습으로 들어오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사자비를 사용하지요. 사실, 스토리 없이 뉴건담 기체만 등장하는 버전도 꽤 있고. 결국 생각해보면 저런 이유 이외에도 Z, ZZ건담과의 연계하기 어렵기도 하고 1년전쟁의 큰 스케일, 구형 기체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에 의한 밸런스 조절, 론도벨의 맏형으로서의 아무로. 그리고 테라다의 취향(…) 등 여러 문제가 있기에 역습의 샤아 버전으로 출현하는 것이겠지요.


 그때문에 윙키 슈로대 시절에는 3차 슈로대에서 4개월 지났다는 설정의 슈로대F에서는 마징가Z의 파일럿 카부토 코우지가 3차 때는 Z건담 시절의 얼굴이었는데 F에서는 역습의 샤아 시절의 얼굴로 변해버린 아무로에게 "네가 늙었을 뿐이야. 아무로! 잠깐 사이에 아저씨 냄새가 풀풀 풍기는군!"이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거기에 덤으로(?) 퍼스트 건담 아무로의 명대사 중 하나인 "아버지에게도 맞지 않았는데"라는 대사를 이카리 신지가 대신 말해버리지요.

 정말 퍼스트 건담의 풋풋한 15살의 약간은 반항심도 있는 아무로가 보고 싶습니다. 그와 함께 1년 전쟁 시대의 기체들이 활약과 지온군 에이스들의 활약도 보고싶고. 물론 SD건담 G제네레이션 시리즈를 하는게 빠르겠지만 저는 슈로대 안에서 펼쳐지는 1년 전쟁을 보고 싶습니다. 슈로대에서 재현되는 아무로와 란바 랄의 성장 이벤트나 가르마 사망, 라스트 슈팅 등의 퍼스트 건담의 이벤트들이 다른 작품들과 크로스 오버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라스트 슈팅은 GP-03 덴드로비움의 영거리 메가빔포처럼 퍼스트 건담의 필살기로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