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32X]카오틱스(Chaotix)

좌측에서부터 백터, 너클즈, 에스피오, 마이티, 챠미

 슈퍼 32X의 게임중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은 카오틱스입니다. 소닉 시리즈에서 파생됐음에도 기존의 소닉과는 차별화된 게임성과 캐릭터, 그리고 깔끔한 그래픽으로 이 타이틀 나름의 재미를 갖추고 있었으나 평가 이전에 세가 역사에 남을 삽질 머신인 32X 자체가 묻혀 함께 사장된 비운의 게임이지요.

 

 제목과 메인 타이틀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너클즈가 주인공으로 소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원래 소닉을 주인공으로 제작되고 있었으나 링으로 두 캐릭터를 연결한다는 컨셉이 스피드를 추구하는 소닉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주인공이 너클즈로 변경되 32X로 발매 된 케이스지요. 그래서 적은 에그맨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반해 등장캐릭터는 너클즈를 비롯한 이 게임의 최대 수확이자 이후 소닉시리즈에 자주 얼굴을 비추게 되는 카오틱스 팀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총 5명의 캐릭터 중 메인 캐릭터를 선택 후 UFO캐쳐를 통해 파트너를 선별하게 됩니다. 하지만 밑에 캐릭터의 위치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이 선택을 반쯤 운에 맡겨야 하지요. 뭐, 막상 플레이해보면 플레이 감각이 전혀 다른 챠미(벌)을 제외한 각 캐릭터의 능력이 서로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취향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각 스테이지 클리어 후 바꿀 수 있으며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그대로 진행해도 상관 없습니다.

 

스테이지를 하나 클리어할 때 마다 레벨이 올라간다

 스테이지의 진행은 이전 소닉시리즈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총 5개의 스테이지 중 하나를 랜덤하게 선택하여 진행하게 됩니다. 각 스테이지는 총 5level로 한 레벨 클리어 후 다시 캐릭터 선택&스테이지 선택이 주어집니다. 즉, 한 스테이지를 이어서 플레이하는게 아닙니다. 이렇게 랜덤으로 플레이하다가 5level에 도달하면 에그맨과의 보스전이 이루어집니다. 아무래도 기기가 MD에서 업그레이드 되다보니 각 스테이지는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는데 2D배경이 굉장히 세밀하게 그려져있으며 색감이 상당히 좋네요. 각 스테이지간의 특성도 뚜렷하게 잘 묘사되어있고요. 하지만 한 스테이지에 레벨이 5개씩 되는데 반해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구성 자체는 큰 변화가 없고 배경도 약간 변하는게 전부라 점차 지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지지대 반동을 이용한 달리기

 이번 작의 최대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링을 이용한 연계플레이인데 이 링이 마치 고무줄처럼 작용하여 선택된 두명의 캐릭터는 두 캐릭터간의 탄성을 이용한 연계플레이를 중시합니다. 때문에 오로지 점프 버튼만 존재하던 기존의 소닉에 비해 3개의 버튼을 전부 사용하고 있습니다. A버튼은 캐릭터 호출로 파트너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 않을 때 자신의 자리로 부릅니다. 하지만 사용시 링 10개를 소모하기 때문에 그다지 쓰이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버튼은 B버튼인데 이 버튼을 누르면 파트너가 고정되어 이를 활용한 탄성 플레이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 외 파트너에게 붙어서 버튼을 누르면 파트너를 들어올려 원하는 방향으로 집어던질 수 있습니다. C버튼은 이전과 동일한 점프. 키는 간단하지만 움직임이 생각만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약간의 짜증을 동반하네요.

 

 게다가 이 연계 플레이 때문에 기존의 소닉 게임과 비교할 때 스피드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캐릭터의 탄성을 이용한스피드 자체는 스핀대시 이상의 속도를 자랑하며 탄성을 이용해 쭉쭉 나아갈때는 역대 소닉만큼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의 연계성이라는 것 때문에 동작이 상당히 제약을 받게되고 이를 활용해  진행하는 스테이지 구성 때문에 움직임이 자주 끊기게 됩니다. 게다가 스테이지 자체가 왼쪽 →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구조가 아니라 사방팔방 뛰어다녀야하기 때문에 길 찾느라 속도감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느리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하지만 정작 이런 연계 플레이는 보스전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소닉3때 스테이지3에서 테일즈에게 매달려 싸웠던 것 처럼 1회성에 그칩니다. 그 외에는 파트너를 던지며 공략이 가능하나 기본적으로 서브캐릭터는 데미지를 입어봐야 링 하나 잃고 대부분의 보스는 직접 공격도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은 난이도가 더 내려갔을 뿐이지요. 게다가 모든 스테이지 클리어 후 중간 보스로 등장하는 메탈 소닉은 직접적 전투 없이 룰렛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방식이라 메탈소닉과의 사투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한 술 더떠 최종 보스인 에그맨은 그냥 때리면 됩니다. 정작 중요한 전투가 특색도 없이 싱겁게 끝나버리는 것은 아쉽네요.

 

 소닉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페셜 스테이지 역시 카오틱스에 등장합니다. 이전 소닉과 비슷하게 링 50개 이상 획득시 스테이지 클리어 후 등장하는 거대한 링으로 들어가면 7개의 카오스 링(에매랄드가 아닙니다)을 모으는 스페셜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전 작들이 속도감과 퍼즐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작품은 32X의 성능을 보여주기위함인지 전체적으로 3D요소가 강하게 나옵니다. 3D 필드릉 360도로 달리며 지정된 개수의 푸른 공을 얻는 방식인데 그래픽의 한계로 눈이 아프고 판정이 미묘해서 체감 난이도가 높아 재미는 없는 편이네요. 무엇보다 카오스 링 7개를 슈퍼 너클즈가 된다는 식의 특전이 딱히 없고 보너스 스테이지의 배경이 와이어 프레임으로 변한다는 것 정도랄까요. 이후로 얻는 카오스 링은 점수 취급. 엔딩에서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라 엔딩 때 Cooool이라는 메세지 하나로 끝입니다. 배경스토리의 비중은 있지만 카오스 에메랄드와 비교한다면 비중은 제로에 가깝지요.

 

 결국 나쁜 작품은 아니지만 간판 타이틀로서는 모자란 완성도를 지닌 것이 카오틱스입니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부분이 보입니다. 급하게 32X로 노선변경을 한 탓일까요. 설령 MD로 발매되었다고해도 이전 소닉 시리즈만큼의 판매량에는 못미쳤을 듯 싶네요. 애초에 간판 타이틀이면서 주인공이 소닉이 아니란점에서부터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을지 싶습니다. 예전 NGC의 루이지 맨션과 비슷한 케이스랄까요. 아무튼 수작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묻히기는 아쉬운 게임입니다. 소닉 팬 - 특히 카오틱스 팀의 팬이라면 한번 쯤 즐겨볼만한 게임일 것 같습니다. 분명 소닉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댓글 6개:

  1. 크으 좀 아까운 게임이네요~

    전 쟤네들 소닉 히어로즈에서 처음 접했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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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오오 너클즈으으!!



    소닉 앤 너클즈에서 처음 본 이후론



    소닉보다 얘를 더 좋아하게 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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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Noel - 2008/12/01 09:19
    사라질뻔 했던 기획이 부활한건데 결국 실패했으니 좀 아까운 게임이지요.

    전 소닉히어로즈는 취향에 안맞아서 제대로 못해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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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츠키 - 2008/12/01 12:22
    첫 등장시엔 꽤 임팩트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캐릭터들에게 소닉의 라이벌 자리를 빼앗기고 조연으로 떨어져 안타깝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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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소닉보다 너클즈가 좋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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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히죽 - 2008/12/21 09:43
    전 역시 소닉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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